藝堂의 산문

산성의 신록을 찾아서

예당 조선윤 2007. 6. 26. 07:46

 

                      
산성의 신록을 찾아서
                                    예당/조선윤
가슴속 어딘가에 숨어있던 동정을
깨끗이 떨쳐 몽땅 털어내고 
저 싱그러운 초록빛 속으로 몸을 던져본다. 
소리없이 움직이는 바람에 풍겨오는 
은은한 기쁨의 향기를 찾는다

청순한 여름날의 그 숨결에
무한한 동경속에 환상으로 오는 기쁨 
화려하게 피어나 번져가는 
녹빛의 사랑스러운 하늘가에 
다정한 날에 느껴지는 푸르름 속
예쁜 햇살에 수줍은 미소가 배어난다 

허공보다 더 깊은 하늘과 푸르름 
이름모를 새들이 반기는 인사에
맴도는 그 빛들이 너무 눈부셔 
차마 선 그을 수 없는 
아름다운 푸름속에 파묻혀 
파고 들어가 보인 것은 오로지 사랑 뿐.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날에 
삶의 굴레를 벗어 버리고 
계절의 변화에 향기나는 삶을 고집 부려보며 
이 하루를 화려한 장식을 달아본다. 

성벽을 끼고 생겨난 산성의 능선속 
녹음이 짙게 드리워진 오솔길을 걷다보면
어느덧 정상의 수어장대에 다다르고
산성 안에서 최고봉인 일장산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어서 
성 내부와 인근 주변까지 바라볼 수 있다. 
이곳은 병자호란때 인조가 직접 군사를 지휘하여 
청나라 태종의 군대와 45일간 대항하여 싸운 곳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1층 누각으로 짓고 서장대라 불렀으나, 영조 27년에 
이기진이 왕의 명령으로 서장대 위에 2층 누각을 지었다. 

역사의 숨결따라 
성곽의 공간 밖으로 신록이 춤을 춘다 
푸른 신록아래 더 싱싱한 마을이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은 더 짙푸르고 넉넉해진다
출출해지니 산채비빔밥이 유혹한다. 

산자락 아래를 휘휘 굽어돌아가는 
깨끗하고 정갈함이 한없이 펼쳐져 있어
산성의 역사는 참으로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길의 좌우로는 초여름의 신록이 싱그럽고 
온갖 들꽃들의 향기가 그윽하다. 
녹음 아래로 드리워진 그늘을 따라 걷다보면
길 옆에서 산성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삶의 단편들을 주위에서 찾아보며 
이 작은 향기들이야말로 나를 감싸주고 
감동으로 독특한 삶의 향기를 안겨준다 
가장 인간적인 것들에 대한 나의 갈증을 위로해 주며 
애정에 대한 희망이 메마르지 않도록 
아름다운 삶의 향기를 준다 
길섶의 이름 모를 꽃들 유월의 짙은 밤꽃 향기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존재한다 자연은 삶을 살찌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