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색

낙엽의 길

예당 조선윤 2007. 11. 11. 01:50
 

낙엽의 길
                                藝堂/趙鮮允
나무끝에 걸린 이파리
하나 둘 떨어져
스산한 바람에 떠밀리어 
먼 길 재촉하는 이별은
황량한 거리에서 
미로처럼 떠도는데
찬바람 불면
햇살 고운 하루는 짧기만한데 
긴 어둠의 터널을 어찌 견딜까
서릿발 같은 차가움에 
뒹구는 낙엽 애잔하게 시리다
열광하던 날들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순리 따라 애처롭게 가야하지만
겨우내 차가운 대지 
포근히 덮어 주고
짓밟혀 부서져  
한 줌 밑거름이 될지라도
새봄 한 생명을 싹 틔울 수 있다면
기꺼이 뒤 돌아보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