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 조선윤
2008. 8. 25. 00:14
배롱나무꽃 / 예당 조선윤
화무십일홍이요
열흘 붉을 꽃 없다지만
석 달 열흘 피워내어 그 이름 백일홍이라
뜨거운 뙤약볕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꽃봉오리 터지던 날
진분홍 주름치마 나풀거리며
살랑이는 바람결에 살포시
미끈한 속살 내비치는 한여름의 청순한 화신이여!
제 안에 소리없이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도
온몸 다해 다시 피워
폭죽처럼 터져 선혈처럼 낭자하다
반들반들한 수피에 붉는 간질 나무여
화려한 꽃그늘 밟으며
꽃 폭죽 맞으며 여름 가고
꽃 카펫 밟으며 가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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