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영혼이 절망할 때

예당 조선윤 2013. 2. 2. 06:19

 


 

 




영혼이 절망할 때

                       예당/조선윤

 

신음소리 조차 내지 못하고 
남몰래 속울음 삼키며 
붉은 신열을 앓았다

고단한 시간들을 져다 날으며

흔들리며 오늘을 건너가고

깊은 심음을 토하며

붉은 노을을 밟는다

 

마음은 흥건히 젖고

자국만 남겨놓고 떠나야하는지

그리움 촉촉이 내려앉는 긴긴 밤 

마음 끝에 매달려 끙끙앓던 회한이

허공에 날아 서러움에

벌겋게 달아 오른 열기를 후훅 뿜어 냈지만

말 한 마디 못하고 졸인 가슴은

몇 날 몇 밤

내 삶의 남겨진 숙제를 생각한다

 

어둠에 뒤척이던 

안으로 잠재운 고뇌가

순식간에 허공 속에서 터진다

미처 깨닫지 못한 터널 끝에서

그래도 실낫 같은 희망을 품으며 
의연한  모습으로 일어선다
그렇게 조금씩 위안으로 커간다.
아픔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2013.1.29. 병상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