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계절

여름은 짙어지고

예당 조선윤 2004. 8. 5. 23:50

 

여름은 짙어지고/ 藝堂

 

계속되는  열대야 때문에 잠못 이루고
여름은 더워야 제맛이라지만
길을 걸어도 아스팔트위가 달아올라 숨막히고...
온천지가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그 후끈거리는  여름날의 빛
시원하게 합창하는 매미소리가
귀 기울여 들어보면
 버리고 싶어 혼자 나온 마음이
처마끝에 매달려 살랑거리고


그 마음에 매이기 싫은 또 하나의 마음이 짙어져

별이 태양과 함께 하늘로 오르는
그 얼굴에 노을이 물들어오고 머리카락 바람에 헝클어질 때
기쁨과 사랑을 노래한 여름날의 바닷가를 떠올린다

 

돗자리에 누워 책을 볼까   
땀을 주체 못해 죽을 맛이다.
이 땡볕에 밭에 나가 들일을 하고 있을 농부들 생각하니
찌는 듯하던 더위는 어느새 간 곳이 없다.
유정한 여름날 긴 하루가 저만치 둥둥 떠간다.

 

이 무더운 여름의 한복판
맑은 호수가의  나무 그늘에 앉아
귓가에 느껴지는 산들바람의 
평안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싶다

 

흰 뭉게구름이 산봉우리 위에 뭉글뭉글 
구름은 많은 기이한 봉우리를 만들면서 피어오른다
맑고 푸른 하늘은 우리의 마음까지 밝게 하여 준다

 

뜨겁게 달구던 태양은 숨어버리고
여름밤으로 흘러 가고
하얀 달빛 쏟아지는 밤바다엔
후근거리는 한낮의 열기가 아직도 남아있지만
시원한 바람이 흐르는 땀을 식힌다

 

정지된 가슴은 뇌리에서만 맴돌고
더위에 지친 상상의 나래들은
마음껏 펼쳐지지않아 고뇌한다

 

한낮 여름숲에 불어오는
솔향기 가득한 시원한  바람같이
마음에 싱그러운 

서로 깊이 이해하고 용서하고
진심으로 기도하고 염려하며


기대의 눈길로  바라볼수 있도록

각박하고 힘들고 그늘 많은 세상에
여명처럼 고요한 빛으로 빛나기를
간절히 소망중에 살기를 바라며

 

보이지 않는 바람 지나면 나뭇잎 흔들리듯
가만히 있어도 마음이 손잡는것
애써 드러내지 않아도 그윽한 향기로

꿈틀거리는 욕망 가슴의 몸짓들이
열정을 빚으며 달려온 세월

 

내가 앉았던 벤치의 햇살과
그 햇살의 짧은 키스
밤이면 그리움으로 날아가던
내 혀 속의 푸른 새


그리고 죽음조차도 놀랍지 않았던 나날들

그 사랑을 빚고 싶은 욕망
내 눈 속에 살던 그 모든 풍경들 까지도
바람이 노을의 시간을 거두어 가면
열기로 가득찬 여름은 짙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