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의 시

비명

예당 조선윤 2004. 12. 11. 21:23

 

비명

                藝堂/趙鮮允


삭풍에 우는 소리는
어떤 고통의 흔적이 있었기에

저토록 소리치고 있는가


그 겨울의 기억은 
아픈 생채기를 내고 있다
한겨울의 눈발처럼 쓰러져 있다

 

그 황량한 바람이
가끔 부딛치는

사랑의 기억에 절규한다

가는 숨소리로 문풍지가

날개도 없는 울음소리에 뒤척이다
모래처럼 그 바람에 울지 못해도
빈틈없이 이 겨울을 채우고 있다 

 

조여오는 발목의 사슬이
긴 여울을 건너 바람으로
심장의 피엉킴으로 남았다

 

바람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다.
그 바람 속을 오늘도 헤쳐간다.

 

'예당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을 잡으면  (0) 2004.12.19
그대가 그리울땐  (0) 2004.12.15
오늘의 기도  (0) 2004.12.08
이세상에서 그대만큼~~  (0) 2004.11.30
인생은  (0) 200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