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藝堂/趙鮮允
삭풍에 우는 소리는
어떤 고통의 흔적이 있었기에
저토록 소리치고 있는가
그 겨울의 기억은
아픈 생채기를 내고 있다
한겨울의 눈발처럼 쓰러져 있다
그 황량한 바람이
가끔 부딛치는
사랑의 기억에 절규한다
가는 숨소리로 문풍지가
날개도 없는 울음소리에 뒤척이다
모래처럼 그 바람에 울지 못해도
빈틈없이 이 겨울을 채우고 있다
조여오는 발목의 사슬이
긴 여울을 건너 바람으로
심장의 피엉킴으로 남았다
바람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다.
그 바람 속을 오늘도 헤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