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월의 기도
예당/조선윤
찬 바람 휘적이고
고운 잎 다 져 빈 가지만 남아 떨고 있지만
비워진 자리에는 채워지는 자연의 이치를 깨달아
텅 빈 마음 다독이게 하소서
공연히 마음이 스산해지는 계절
낙엽 쌓이듯 낭만도 쌓이고
추수 마친 곳간에는 축복으로 가득 채워져
생활에 감사가 넘쳐나게 하소서
마음 한 자리 허전함을 감출 수 없는
외롭고 고독한 이가 없도록 영육간에 채워 주시고
병마가 찾아온 이에게는 고침을 주어
모두가 행복하고 따뜻한 겨울을 맞게 하시고
쌀쌀한 바람 새삼 옷깃 여미는
고즈넉한 늦가을의 풍경에선
이제 겨울의 냉기 느껴지고
마지막 달력을 남겨두고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이해가 가기 전에 무언가 남겨야 하는 시기에
마음을 모으고 감사하면서
남아 있는 욕심 미움 갈등을 버리고 빈 마음으로
신비로운 그 특별한 날들의 풍경과 소리를
마음에 함께 담아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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