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앨범

2011.3.4.낭독의 발견

예당 조선윤 2011. 3. 5. 07:43

 

 

 

 

 

 

 

 

 

 

 

 

 

 

 

 

 

 

 

 

 

 

 

 

 

 

 

 

 

 

 

 

 

시가 흐르는 서울 <KBS '낭독의 발견' 녹화 참여> 방영: 3월 14일 밤 12시 30 KBS 9

 

 

 

<낭독의 발견>  

344회 '2011년 봄, 시작하는 이들을 위하여'

==========================================

출연자 : 원재훈(시인), 황주리(화가), 박기영(가수), 강은진(시인)

- 일시 : 2011. 3. 4 (금) 저녁 8시 

 

 

[낭독의 발견] 녹화장에 다녀왔습니다. 

 

참석하신 회원님들 늦은 시간 귀가는 잘 하셨는지요?

 

 

 

 

 

 

 

 

 

 

[출연진 약력]

 

 

 

        출처: ebook 

 

꿀벌의 무지 / 낭독 원재훈  -장영희 님의 《내 생애 단 한 번》중에서-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시. 정현종 / 낭독. 황주리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 1939년 서울에서 태어나 1965년『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함.

시집『사물의 꿈』『나는 별아저씨』『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한 꽃송이』등이 있으며, 

한국문학작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함.

 

 

 

 

 

2011 문화일보 신춘문예-시 당선작

 

- 이만호 할머니의 눈썹 문신 - 강은진



문득, 썩지 않는 것이 있다

74세 이만호 할머니의 짓무른 등이

늦여름 바람에 꾸덕꾸덕 말라가는 중에도

푸르스름한 눈썹은 가지런히 웃는다

그녀가 맹렬했을 때 유행했던 딥블루씨 컬러

변색 없이 이상적으로 꺾인 저 각도는 견고하다

스스로 돌아눕지 못하는 날

더 모호해질 내 눈썹

눈으로 말하는 법을 배울까

목에 박힌 관으로 바람의 리듬을 연습할까

아니면 당장 도마뱀 꼬리같은 문신을 새길까

누구에게나 꽃의 시절은 오고, 왔다가 가고

저렇게 맨얼굴로 누워 눈만 움직이는 동안

내 등은 무화과 속처럼 익어가겠지만

그 때도 살짝 웃는 눈썹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얼굴이 검어질수록 더 발랄해지는 눈썹이었으면 좋겠다

나 지금 당신의 바다에

군무로 펄떡이는 멸치의 눈썹을 가져야 하리

눈물나도록 푸른 염료에 상큼하게 물들어야 하리

 

 

삶의 건강한 구체 다뤄… 한국 시단 큰 재목되길 [심사평] 황동규(시인)·정호승(시인)

 

 

예년에 비해 투고된 작품량은 늘었으나 수준은 비슷했다. 윤지문의 '새와 흙', 강은진의 '이만호 할머니의 눈썹 문신', 석상준의 '뚜껑', 김후인의 '결치(缺齒)' 등 네 편의 작품이 최종심에서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먼저 '뚜껑'은 '그냥 썩게 놔두는 것보단 나중에 상하더라도 누군가 퍼먹을 수/ 있도록 열어두는 게 인생이란 걸 알기 때문에'에서 알 수 있듯이 산문성이 지나치다는 점 때문에 제외되었다. '결치(缺齒)' 또한 빈 집이 늘어나는 시골 풍경을 결치의 이미지와 결부시킨 점은 높이 살 만 하지만 조금 낡은 감이 있다는 점에서 제외되었다.

 

나머지 남은 두 편 중에서 '새와 흙'은 기성시인의 시를 인용한 점이(인용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신인으로서는 바람직한 태도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과, 또 다른 투고작 '새와 구름'에서 구체성이 부족하고 한껏 멋을 부린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결국 당선작은 '이만호 할머니의 눈썹 문신'으로 결정되었다. 이 시는 '눈썹 문신'을 하는 우리 삶의 독특한 한 현상을 발견한 시적 눈의 신선함에 일단 호감이 갔다. 특히 눈썹 문신을 '군무로 펄떡이는 멸치'에 빗된 점이 해학적이고 애절하다. 그러나 이 시에 존재하고 있는 '이만호 할머니'가 시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지 않음으로써 대표성을 잃고 있다는 점이 단점이었다. 이만호 할머니가 누구인지 암시가 있었으면 오히려 더 감동적이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자폐적 상상력이 판치는 한국시단에서 삶의 건강한 구체에서 꽃핀 이만한 작품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 이 시를 당선작으로 밀 수 있는 이유였다. 당선자가 앞으로 한국시단의 큰 재목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크다.

 

 

 

<<강은진 시인 약력>>

 

*1973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

*고려대 국문과 대학원 수료.

*LG홈쇼핑 인터넷 기획자

 

 

 

20년 후에, 芝에게   시, 최승자 / 낭독, 강은진


지금 네 눈빛이 닿으면 유리창은 숨을 쉰다.
지금 네가 그린 파란 물고기는 하늘 물 속에서 뛰놀고
풀밭에선 네 작은 종아리가 바람에 날아다니고,

이상하지,
살아 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
빈 벌판에서 차갑고도 따스한 비를 맞고 있는 것 같지.
눈만 뜨면 신기로운 것들이
네 눈의 수정체 속으로 헤엄쳐 들어오고
때로 너는 두 팔 벌려, 환한 빗물을 받으며 미소짓고...
이윽고 어느 날 너는 새로운 눈(眼)을 달고
세상으로 출근하리라.

많은 사람들을 너는 만날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네 눈물의 외줄기 길을 타고 떠나가리라.
강물은 흘러가 다시 돌아오지 않고
너는 네 스스로 江을 이뤄 흘러가야만 한다.

그러나 나의 몫은 이제 깊이깊이 가라앉는 일. 봐라,
저 많은 세월의 개떼들이 나를 향해 몰려오잖니.
흰 이빨과 흰 꼬리를 치켜들고
푸른 파도를 타고 달려오잖니.
물려죽지 않기 위해, 하지만 끝내 물려죽으면서,
나는 깊이깊이 추락해야 해.
발바닥부터 서서히 꺼져들어가며, 참으로
연극적으로 죽어가는 게 실은 나의 사랑인 까닭에.

그리하여 21세기의 어느 하오,
거리에 비 내리듯
내 무덤에 술 내리고
나는 알지

어느 알지 못할 꿈의 어귀에서
잠시 울고 서 있을 네 모습을,
이윽고 네가 찾아 헤맬 모든 길들을,
ㅡ 가다가 아름답고 슬픈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의 동냥바가지에 너의 소중한 은화 한 닢도
기쁘게 던져주며
마침내 네가 이르게 될 모든 끝의

시작을!

 

 

2010 제18회 대산문학상 시부문
2010 제5회 지리산문학상
 

 

 

 

 

 

 

 

 

 

 

가사 전달이 제대로 안 되어 다시 불렀던 곡 '아네스의 노래' 입니다.

 

 

 

그 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랫소리 들리나요

차마 붙이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젠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 처럼
그림자 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울 때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을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랫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새벽기도  詩,정호승 / 낭독,박기영

 


이제는 홀로 밥을 먹지 않게 하소서

이제는 홀로 울지 않게 하소서

길이 끝나는 곳에 다시 길을 열어 주시고

때로는 조그만 술집 희미한 등불 곁에서

추위에 떨게 하소서

밝음과 어둠과 깨끗함과 더러움과

배부름의 배고픔을 알게 하시고

아름다움의 추함과 희망의 절망과

기쁨의 슬픔을 알게 하시고

이제는 사랑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리어카를 끌고 스스로 밥이 되어

길을 기다리는 자의 새벽이 되게 하소서


정호승 시인

1950년  경남 하동출신. 경희대  및 동대학원 졸업, 1972년  한국일보 동시 당선.

<서울의 예수>, 별들은  따듯하다>등 시집 다수.

 

 
 
 
 
   

 

'행사 앨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시대 예술가의 명강의  (0) 2011.03.14
2011.3.10. 김기택 시인 특강  (0) 2011.03.10
2011.2.24. 시 낭송회  (0) 2011.02.24
2011.2.19. 사랑방 워크숍  (0) 2011.02.20
2011.2.17. 국보 시낭송  (0) 2011.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