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앨범

동서커피 문학상 시상식

예당 조선윤 2006. 12. 10. 19:51








 

11월 28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프라자호텔 그랜드볼륨에서는 제8회 동서커피문학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문학상 관계자, 수상자, 수상자 가족, 축하객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행사에는 박나림 아나운서의 사회로 약 2시간 동안 열렸습니다.

이번에 응모된 작품은 총 1만 5천 6백 19편으로 이 중 시가 1만 6백 9편으로 가장 많았고, 수필 3천 8백 66편, 소설 1천 1백 44편 순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7회에 비해 2천여편이 줄어든 수치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동서커피문학상이 수준이 높다고 소문이 나니까 자신 없는 응모자가 아예 포기했거나 다른 매체로 눈을 돌렸을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신세훈 심사위원장은 심사총평에서 "작품 수준을 판가름하는 요소는 주제와 소재의 형상화이다. 신인문학은 기성작품들과 비교할 때 개성과 변별성이 있어야 한다"며 "새내기는 독특한 자기만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어디선가 본듯한 작품이면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번에 대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은 황춘자 씨의 소설 <산수유 그늘 아래>였습니다. 이 작품은 자궁적출 수술을 한 뒤 남편과 거리가 멀어진 화자가 산수유 마을로 여행을 떠나 체험한 내용을 그렸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 등 근원적인 주제 형성에 성공했고, 탄탄한 문장, 긴장감 있는 심리묘사가 수준급이었다고 합니다.

전북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황춘자 씨는 날씬한 체격으로 긴 퍼머머리에 검은 색 셔츠와 치마를 입고 나타났습니다. 그는 "10여 년 소설을 쓰면서 내면과 인생의 깊이를 알게 되었다. 설움과 아픔, 한을 가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지는 못해도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습니다.

건배를 제의하면서 외친 대한 주부클럽 연합회 김천주 회장의 말은 좌중을 웃겼습니다. 김 회장은 "세상은 갈수록 삭막해지고 있다. 문학의 향기가 곳곳에 퍼져 세상이 향기로워 졌으면 좋겠다. 여성들의 문학활동을 지원해 주고 있는 동서식품에 감사드린다. 커피 많이 사 먹을 테니 문학을 사랑하는 여성들에게 계속 희망을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시상식이 끝난 후 축하공연이 있었습니다. 품격 있는 호텔 그랜드볼륨에서 우아한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형화면을 통해 장동건, 안성기씨 등 유명 연예인의 축하메시지도 들었습니다. 배우 장동건씨는 "책 읽는 사람은 아름답다. 글 쓰는 사람은 더 아름답다. 17년 동안 신인 여류 작가 발굴에 앞장서고 있는 동서식품에 감사드린다"고 전했습니다.

국악계의 새로운 트랜드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소리꾼 김용우 씨가 첫 무대를 장식했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이수자인 김 씨는 "일정이 빡빡하지만 문학하시는 분들의 좋은 자리라서 기꺼이 왔다. 서민들이 좋아하는 민요는 가사가 의미가 있다"며 정선ㆍ진도아리랑을 구성지게 불렀습니다.

요즘 가요계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SG 워너비의 등장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습니다. 하늘이 내린 목소리로 불리는 멤버 김진호 씨의 어머니가 제7회 동서커피문학상을 받았기에 맥심문학회원들의 환호는 특별했습니다. 김진호 씨는 "어머니는 어릴 적부터 글쓰기에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가사를 쓰고 싶다"며 자기보다 잘 생겼다며 동료멤버를 소개했습니다. 이에 맥심문학회원들은 "진호 씨도 잘 생기고 너무 멋지다"며 SG워너비의 열창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시상식의 막은 내렸습니다.

최근 맥심문학 5집<푸른 수염의 고래>를 발간하면서 제 6대 맥심문학회 전민 회장은"우리 동인들은 다람쥐처럼 열심히 글 열매를 주워 날랐다. 동굴 속에는 고구마와 상수리같이 단단하고, 모과나 석류 탱자처럼 향기로운 것들이 가득하다"고 소개했습니다. 혹자는 낙엽 지는 가을이 쓸쓸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맥심문학회는 다람쥐처럼 만추의 서정을 쌓아가느라 쓸쓸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