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으로 가는 길목 / 藝堂
추위가 아쉬움을 떨치지 못하고
괜한 심통으로 서릿발이 걸려있다
겨울을 꽉 붙들어 두고싶은가보다
뉘라서 계절의 길목에서
춘수와 춘흥이 깊고 옅고 하겠는가마는
남겨 두고 가는 풍경이
아름답고 눈물겨운 풍경이다
돌아보면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때마다
이렇게 늘 고통이 수반 되었었다.
혹독한 몸살을 앓고 난 후에야
봄이 찾아 왔었다.
봄으로 가기 위해
진통하는 겨울을 보며
차라리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이라면
옷채비나 단단히 여미자
명색이 봄이랍시고 옷깃 속으로 파고드는
뼛속을 에이는 듯한 바람의 찬 기운은
전혀 예고도 없이 찾아든 열병과 같은
사랑의 얼굴을 많이 닮아있다.
지천명을 넘어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아직 아파야만 성숙되는 것일거라고
섣부른 위안을 건네주고 싶은 날
가슴에 담아 두어도
아프지 않을 완전한 사랑으로
바람이 머물다 간 곳에 꽃잎되어
고요한 발걸음
미세한 꽃잎의 흔들림으로
찬 바람이 불어와도
봄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어
평온을 염원하는
희망으로 다가오고
아름다운 마음 함께 사랑하며
새봄은 희망으로 열어
봄처럼 따뜻한 사랑을 하자
난 언제고 찾아드는
내 애린의 느낌들을
뼈저리게 사랑한다.
그 세월을 기나긴 인내와
그리움으로 일관되게 추앙하는
사랑은 아름답지만
동조할 수 없는 사랑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사랑
고의적으로 밀어내야 하는 사랑
그런 사랑의 내부는
활활 불타오르는 몸살의 열꽃과도 같다.
전혀 거리낌없이
쏟아 부어지고 있는 내 기억의 편린들
지금 내가 앓고 있는
이 봄날의 몸살을 아주 많이 닮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