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의 시

봄으로 가는 길목

예당 조선윤 2005. 3. 21. 13:46

    봄으로 가는 길목 / 藝堂 추위가 아쉬움을 떨치지 못하고 괜한 심통으로 서릿발이 걸려있다 겨울을 꽉 붙들어 두고싶은가보다 뉘라서 계절의 길목에서 춘수와 춘흥이 깊고 옅고 하겠는가마는 남겨 두고 가는 풍경이 아름답고 눈물겨운 풍경이다 돌아보면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때마다 이렇게 늘 고통이 수반 되었었다. 혹독한 몸살을 앓고 난 후에야 봄이 찾아 왔었다. 봄으로 가기 위해 진통하는 겨울을 보며 차라리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이라면 옷채비나 단단히 여미자 명색이 봄이랍시고 옷깃 속으로 파고드는 뼛속을 에이는 듯한 바람의 찬 기운은 전혀 예고도 없이 찾아든 열병과 같은 사랑의 얼굴을 많이 닮아있다. 지천명을 넘어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아직 아파야만 성숙되는 것일거라고 섣부른 위안을 건네주고 싶은 날 가슴에 담아 두어도 아프지 않을 완전한 사랑으로 바람이 머물다 간 곳에 꽃잎되어 고요한 발걸음 미세한 꽃잎의 흔들림으로 찬 바람이 불어와도 봄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어 평온을 염원하는 희망으로 다가오고 아름다운 마음 함께 사랑하며 새봄은 희망으로 열어 봄처럼 따뜻한 사랑을 하자 난 언제고 찾아드는 내 애린의 느낌들을 뼈저리게 사랑한다. 그 세월을 기나긴 인내와 그리움으로 일관되게 추앙하는 사랑은 아름답지만 동조할 수 없는 사랑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사랑 고의적으로 밀어내야 하는 사랑 그런 사랑의 내부는 활활 불타오르는 몸살의 열꽃과도 같다. 전혀 거리낌없이 쏟아 부어지고 있는 내 기억의 편린들 지금 내가 앓고 있는 이 봄날의 몸살을 아주 많이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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