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같은 추억

호롱불

예당 조선윤 2014. 12. 5. 07:14
 

    호롱불 예당/조선윤 문풍지 울던 그 겨울밤 마디마디 단절음으로 소리치던 세월에 날려버린 여운들이 쇠잔한 바람이 되어 벼갯머리에 스며들어 벌거숭이로 남은 절절한 그리움으로 온다 바람막이 토담집 찢어진 문틈 비집고 그 몰골이 드러날 때면 마마 자욱처럼 지워지지 않는 호롱불 아래 오곤조곤 애수어린 단조에 실은 심사 천정을 그을리던 흐릿한 호롱불 밑에서 오로지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살길이라고 온기 없는 방에서 체온으로 버티며 온 밤을 졸린 눈 부비며 책장을 넘겼다 이 땅의 밤을 꼼짝없이 감금 시킨 애태우며 노심초사 속태우던 기다림은 망각의 바람결에 묻혀 잊혀졌지만 그 밤의 어둠을 밝혔던 호롱불 빛은 아직도 가슴 속에서 가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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