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인생 여행

예당 조선윤 2025. 3. 7. 04:10

인생 여행
                  예당 조선윤


긴 세월의 길 위에 서니
저문 노을처럼 마음이 붉다
젊은 날의 바람은 가볍게 등을 밀었고
지금은 고요한 바람이 발끝을 어루만진다

한때는 찬란한 꿈을 쥐고 달렸지
길가에 핀 꽃들은 눈길도 주지 못한 채
이제는 발걸음을 늦춰
지나온 작은 들꽃마저 눈물겹다

누군가는 머물렀다 떠났고
누군가는 나와 함께 걸었다
때론 무거운 침묵 속에서도
마음 깊이 서로를 안아주었지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까 묻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스치는 바람도 노을의 잔빛도
모두가 여행의 일부임을

삶은 흘러가고 나는 걸어간다
비록 저무는 하늘 아래 홀로일지라도
가슴에 새긴 이름들과 함께
끝내 닿을 수 없는 저 먼 곳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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