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의 시

울 엄니

예당 조선윤 2006. 5. 8. 09:04
 
      울 엄니

       
      
                                    藝堂/趙鮮允 
      연분홍 진달래가 곱게 핀 산자락에
      울 엄니 가시던 날
      하늘도 퍽이나 슬퍼
      슬픈비 그렇게 내렸었지
      열여덟 시집살이 사대부집 며느리 되어
      위로 층층 시하 시 부모님 모시고
      아래 식솔 거느리며 가문 법도 지켜가며
      어려운 시집살이 숨도 크게 못 쉬면서
      살으셨다는 울 엄니
      옥녀봉 보름달 둥그레 떠 오르면
      뒷곁 감나무 아래 이끼낀 바위돌 위에
      정한수 떠 놓고서  자식위해 치성 드리시던 울 엄니
      쪽진 머리 뒷 모습이 그리도 고우시더니만
      외롭고 허허로운 산정에
      80평생 누이고 계실 울 엄니 앞에서면
      들려 오는 그 목소리 
      가문에 먹칠하면 안 되는겨
      봉분위 보라색 제비꽃 하나
      엎드려 절하는 내게 화사한 웃음 보낸다
      우리 엄니 웃음일까
      막내야!
      잘 살아야 돼
      뿌리를 중시 여겨야 되는겨
      귓전에 들려오는 그 목소리 
      우리엄니 목소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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