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날의 초상 藝堂/趙鮮允 푸르름의 길 모서리 너머로 세월의 생살로 까마득한 흔적 마른침이 고이도록 아름다웠던 한 시절은 그렇게 스러져가고 단내음 물씬했던 하얀속살 바람결에 제 향기로 일렁여 꽃으로 벙글어 설레던 기억 한조각 소중히 품어 오랜 고요를 깨워 한 생애의 때깔 곱던 볼우물 깊던 눈물 금새 비쳐오던 철없던 가시내의 노을 뜬 가슴같이 세월의 무늬 아로새겨보네 사념의 시간은 저 먼저 와서 시린 미명의 여정 저쪽으로 세월의 더께를 둘러쓴 시간들은 성성한 질곡의 세월의 그늘아래 서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