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내 마음의 영혼은

예당 조선윤 2006. 8. 7. 20:18

 

 내 마음의 영혼은 
                                                                      예당/조선윤  
눈이 밝아질 수록 더 낯설기만 한 문학의 길
중독 못지 않은 집착으로 쓰는 일을 포기하지 못하여 
매일을 앓으면서도 가슴이 충족할 결실 하나 
수확하기 위해서 키보드를 두들긴다
나날이 깊어지는 불치의 병을 끌어안은 이길은 
늘 낯설기 짝이 없다. 그러나, 글을 쓰는 사람들은 
길가 작은 풀꽃의 향기와 맞닥뜨리는 기쁨을 안다. 
언 땅을 비집고 가지와 잎새를 돋아 올려 
의지를 세운 손가락 마디 보다 작은 풀꽃의 
소중함이 얼마나 큰지를 깨닫는다. 
하여, 아무도 밟지 않은 사유의 낯선 길을 
거듭하여 걸어가고 있다. 
흙 속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여 시멘트 바닥 위에다 
한 무더기 생명의 줄기를 뻗어 내린 옥상의 등나무처럼 
척박한 땅이어도 간절한 의지로 
보랏빛 등꽃을 피워 올릴 내일을 꿈꾼다. 
홀로 가는 이길이 얼마나 외로운지 알았기에 
닫힌 시간 문을 열어 제끼고 낮밤을 새워도 
끊어지지 않는 필름처럼 강물처럼 마르지 않고 
바람처럼 쉬지 않고 이길이 내가 갈 길이기에 내 정열을 바친다 
 

'살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섭리  (0) 2006.08.19
숙명  (0) 2006.08.17
살아 가는 동안  (0) 2006.07.30
바람없는 삶이 어디있나  (0) 2006.07.19
샘이 깊은 물  (0) 200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