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堂 趙鮮允
절대로 꺾일것 같지않던 이글거리던 태양도
오는 계절에 스르르 자리를 비켜서고
드높아져만 가는 가을 하늘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벌써 가을을 느끼며
자연의 섭리앞에 또 한번 숙연해진다
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질 때가 되면
힘없이 낙화하더라
그렇게 뽐내던 하늘을 찌를것 같았던 푸르름도
때가되면 한잎 낙엽으로 져야하니
눈이 시리게 맑은 날에도 먹구름 몰려오고
파도치고 비바람 몰아치나
비가 온 뒤에는 무지개 뜨는 날 있으니
만물의 섭리듯이 그렇게 내 마음 한 켠에서도
하얀 만남 뒤에는 보라빛 이별도 공존하는가 보다
섭리속에 공존하고 이치에 따라서 순응하며
순리로서 모든 순간들이 이루어지니
각기 제 갈 길로 가고 자기 뜻대로 행하며
봄 여름 가을 겨울 섭리하에 움직이고
만남의 인연도 슬픈 사랑도 하늘의 뜻이라
인간이란 존재는 자연과 우주의 섭리와 같으니
겨울 삭풍이 그랬듯이
춘풍 또한 이별조차 준비치 못한 가슴에
암울한 과제만을 남기고 그렇게 바람처럼 한마디
인사도 못한 채 눈물머금은 미소만 남기고 별빛에 바람처럼
그렇게 스쳐 가 버린 작은 바램들
비 바람속에서 피어난
죽순의 곧고 질긴 그 생명력을 뉘라서 탓을 하며
뉘라서 원망을 하겠냐만
질긴 인연의 끈을 차라리.
바람에 즐기는 댓닢의 가락처럼
그 아픔 또한 기꺼이 즐겨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