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꽃샘 추위

예당 조선윤 2007. 3. 4. 15:17
          
    꽃샘추위 
                     예당/조선윤
    꽃샘추위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고
    언땅 풀린지 오래인데 김치독 깨지겠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꽃들 앞에 속수무책이다. 
    꽃봉우리 동사하겠다
    봄 기운이 완연 하더니
    공연히 심통을 부려 시샘이  매섭다. 
    꽃들은 채 매무새를 뽐내기도 전인데
    바늘처럼 살갗을 파고든다. 
    지친 겨울의 끝,
    물러날 기미없이 앙탈이다. 
    남풍은 언제쯤 지친 사람들 가슴에 불어와 
    봄꽃처럼 흐드러진 향기를 피워올릴까. 
    마지막 스러져가는 불빛도 
    깜박 숨을 거두기 전에는 
    한순간 더 환한 빛을 발하며 제 목숨을 거둔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제 존재를 알리려는 
    겨울 끝자락의 속셈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세상 이치란 그런 것인가. 
    순순히 물러갈것 같던 추위도 
    마지막 위세를 한 번 더 떨어보는 것 아닌가.
    그래도 봄은 오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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