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허수아비

예당 조선윤 2004. 11. 11. 22:36

       
      허수아비 
                      藝堂/趙鮮允
      현대의 물질문명은 
      점점 인간의 설자리를 빼앗아 가
      주체적 존재를 증명해 낼 수 없는 
      생명을 잃은 박제된 무정물이요
      자아의 상실이다.  
      살아내기 위함과 
      쫓아야만 하는 운명적 대립
      현실과 타협할 수 밖에 없는 삶의 모순들 
      새와 지상에 발목을 묻은 
      지상적 이미지인 대립 구조
      살고 있는 세계와 
      살기를 원하는 세계 사이의 
      간극에 관한 인식은
      현실에서 핍진한 세계를 견디며 
      삶의 처절한 현장에 서 있는 
      현실적 자아는 
      비상과 지상의 간극만큼이나 
      먼 간극이 본원적 자아와 현실적 사이를 가르고
      자아와 세계와의 등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시선은 언제나 비상하는 
      새의 날개 깃털 사이에 있다. 
      생명도 없고 의지도 없고
      나란 존재도 없는 허우적으로
      꼭두각시 처럼 바람따라 
      끌어안을 수 밖에 없는 숙명을 
      순응할 수 밖에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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