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도시
예당 조선윤
30년만의 강추위
입김마저도 허공에 연기 되어
차가운 대지는 미동도 없이 귀를 때리는데
매서운 한파에 어깨는 움츠러들고
옷깃 단단히 여미어봐도
살을 에는 추위에 발걸음 빨라진다
빌딩 사이 바람까지 매섭다.
횡단보도 신호도 길어
목도리에 얼굴을 파묻어봐도
추위는 가시지 않아
석고상처럼 굳어버려
마음까지 얼었다
서리까지 낀 버스 유리창
고드름이 주렁주렁
얼음판의 크기는 더 커졌다.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 이브
기록적인 맹추위는
연말의 들뜬 기분마저 얼어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