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사랑하는 사람
예당 조선윤
젊음은 미래를 바라보며 서두르지만
노년은 지나온 시간을 품에 안고
하나의 낙엽마저 아껴본다
햇살 한 줌에도 눈을 감고
바람 한 자락에도 귀를 기울이며
사소한 것들이 빚어내는 기적을 놓치지 않는다
하루가 천금처럼 소중하기 때문이다
꽃의 만개보다 진한 향기를 아는 시절
삶의 쓴맛마저 깊은 차처럼 우려내어
달고 쓴 인연의 잔을 천천히 비운다
노년은 안다
모든 것이 머무르지 않고 흘러간다는 것을
그래서 하루를 더 오래 붙잡고
눈앞의 순간을 더 깊이 사랑한다
저물녘 노을처럼
길게 타오르며 사라지지 않는 마음
노년만큼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