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의 시

비명

예당 조선윤 2006. 1. 16. 11:37

    비명
                    藝堂/趙鮮允
    삭풍에 우는 가지는 
    남모르는 그 어떤 고통의 
    흔적이 있기에 소리치고 있다 
    부서진 찻집의 흩어진 음악만큼 
    바람으로 불리지 못하는 자신이 
    물보라로 날리길 더 원했는지도 모른다. 
    그 겨울의 기억은  
    아픈 생채기를 내고 있다
    가는 숨소리로 문풍지가 운다 
    그 황량한 아픔의 비명
    가끔 부딛치는 사랑의 기억에 절규한다
    한겨울의 눈발처럼 쓰러져 있다
    날개도 없는 울음소리에 뒤척이다
    모래처럼 그 바람에 울지 못해도
    빈틈없이 이 겨울을 채우고 있다  
    조여오는 발목의 사슬이
    긴 여울을 건너  
    심장의 피엉킴으로 남았다
    바람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다.
    그 바람 속을 오늘도 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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