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堂의 산문

죽녹원을 걸으며...

예당 조선윤 2007. 7. 22. 15:03

죽녹원에서

대숲에서 / 藝堂/趙鮮允
굽히지 않고 올곧게 마디마디 비어가는 고통을 앓으면서도
혹한에도 푸른빛 잃지않고 하늘 향해 뻗어가는 강인함이여!
칸칸의 빈 침묵들이 잘록잘록 몰아쉰 마디마다
절도의 공명으로 빛나니 우아한 곡선은 의리와 지절의 표상이라
얼마나 고요하고 깊으며 멋스러운 경계인가
강직하여 변치않는 절개 불의와 일체 타협치 않는 
지조를 배울것이니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 듣는다.
제 부족한 졸시를 올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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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대숲을 걸으며 대나무에 대해 생각한다 
대나무는 뿌리가 굳건하다. 
어진이는 그 뿌리를 본받아 덕을 깊이 심어 뽑히지 않을것을 생각한다.
줄기가 곧아 몸을 바르게 세워 어느 한편으로 기울지 않는다.
속이 비었지만 텅 빈 마음으로 도를 체득하며 허심으로 남을 받아들인다.
마디가 반듯하고 절도가 있어 그 반듯함으로 행실을 갈고 닦는다.
사계절 푸르러 시들지 않으니 편할 때나 어려울 때나 한결같은 마음을 지녔다
대나무는 대인군자의 상징이다.

쭉쭉 길게 자란 대나무는 하늘도 찌를것 같은 기세다
쭉쭉 뻗으니 기상이 멋스럽다
바람소리 무성한 대숲을 걸으며 죽향으로 몸과 마음을 정화시킨다
대숲의 맑은 바람 소리는 잠시 세속의 근심을 잊게 하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

                 운수대통길
매표소를 지나면 대나무 산책로가 이어진다. 
제일 처음 만나는 산책로는 ‘운수대통길’이라 불린다. 
조금 걷다보면 걷다보면 팔각형으로 대나무로 에워싸고 그 안에 높이가 서로 다른 
대나무통을 세워서 엮어 놓은 “운수대통놀이” 라는 것이 보인다.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에서는 예전부터 대나무에 뚫린 구멍에 동전을 던져 들어가면 
그날 운수가 좋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민간에서는 민속놀이처럼 명절이나 마을 행사 때 
대나무묶음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어 그곳에다 동전을 던지는 풍습이 생겨났다고 한다. 
운수대통놀이는 이러한 풍습을 재현한 것으로, 동전을 던져 점괘를 보면서 자신의 운수를 
가늠해 보는 즐거운 놀이의 일종이다. 
운수대통놀이 옆에는 투호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재미를 더한다. 
운수대통길 옆에 새겨진 죽로원이란 커다란 글씨를 지나고 계단을 올라서면 
죽로차가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디로 갈까 잠시 이정표 앞에서 일단 멈춤을 한다.
이길을 걸어서 영원히 변치않을 사랑이라면 한번 걸어볼까?
이 길로 가자 정하고 보니 말없는 이정표가 말을 한다.
당신에게 드릴 말 있어요 
우리 함께 향기 고운 커피를 마셔요 
우리 함께 새처럼 기쁨, 행복, 사랑 노래를 불러요 
우리 함께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며 
손 마주 잡고 길을 걸어요 
우리 함께 파도 철썩거리고 
갈매기 노니는 바다로 여행을 가요 
우리 함께 즐겁고 신나는 눈썰매를 타요 
우리 함께 아름다운 눈꽃나무 보러 등산 가요  
나 당신에게 드릴 말 있네요 
하늘과 땅 사이 예쁜 인형처럼 저 멀리 서 있지 말고 
내 곁으로 한 발자국이라도 가까이 오시면 안 될까요 
정말로나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나 당신에게 드릴 말 있어요 
당신도 날 사랑하면 안 될까요......  
사랑이 변치않는 길은 연인이나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인공폭포와 생태연못도 있어서 결코 지루하지는 않은 길이다. 

숨가쁘게 오르막길을 나아가면 아래로 내려오는 추억의 샛길이 있고
사랑이 변치않는 길을 따라가면 성인산오름길 철학자의 길 신비의 길이 이어진다. 
반대편으로 끝까지 나아가자면 제법 험난한 여정이다.
높은곳을 향하여 가는 길이라는 듯 푯말조차 오르막이다
철학자의 길을 걸으면서 나는 무슨 생각을 할까 
지금까지 살아왔지만 인생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인생에 대해 논하겠지
이렇쿵 저렇쿵 하면서...

  20분쯤 걷다보면 인공폭포가 나온다 비교적 잘 정돈이 되어있다
사랑이 변치않는 길을 따라 끝까지 간 후 다시 되돌아와서
추억의 샛길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를 권한다. 
좀 더 여유를 누리고 싶다면 운수대통길 옆으로 난 죽마고우길로 우회해서 내려오는 방법도 있다. 
죽마고우길에는 대나무로 만들어진 정자도 있어 훌륭한 쉼터 역할을 한다. 
 
                  산책로 중간에 있는 통나무집.
안으로 들어가면 통나무에서 베어나오는 향이 일품이며 
바깥과는 달리 아주 시원하다.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 하노라 
옛부터 선조들은 송, 매, 란과 함께 대나무를 사군자로 꼽았으며 
특히 대나무의 곧음은 강직한 성품이요, 속이 빈 것은 허심탄회한 마음이요, 
사시사철 푸름은 지사의 굳은 절개를 뜻한다고 찬양하였다.

              벤취에서 손님들을 맞고 있는 팬더곰
숭숭 하늘 향해 솟은 나무 그늘에 서서 대숲에서 들리던 노래
곱고 푸른 지조가 만들어낸 육체에서 플루트 소리가 났다 
위로 뻗어가느라 아무것도 품지 못한 생애가 한 번은 꽃 피고 
한 번은 꽃 지고 싶다고 우수수 잎을 날려보냈다 
성근 대숲에서 묻어난 은은한 죽향과 다향이 푸른 하늘에 동심원을 그린다. 
한 줄기 바람이 햇살 머금은 대숲을 어루만지자 서럽도록 흐느끼던 댓잎이 
눈물처럼 굵은 이슬방울을 뚝뚝 떨어뜨린다. 기다렸다는 듯이...

                         울창한 대나무 숲
대나무의 삶은 두꺼워지는 삶이 아니라 단단해지는 삶이다.
대나무는 죽순이 나와서 50일 안에 다 자라버린다.
더 이상은 자라지 않고 두꺼워지지도 않고, 다만 단단해진다.
대나무는 그 인고의 세월을 기록하지 않고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대나무는 나이테가 없다.나이테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있다.
왕대는 80년에 한번씩 꽃을 피운다.눈이 내리듯이 흰 꽃이 핀다.
꽃이 피고 나면 대나무는 모조리 죽는다.
꽃 속으로 모든 힘이 다 들어가서 대나무는 더 이상 살 수가 없다.
 
                      대나무와 공생하고 있는 차나무.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 차가 효능이 좋다고 한다 
덜거럭 거리는 대통 부딪치는 소리 
쏴아-쏟아져 내리는 숲길에 감싸는 풋풋한 죽향이 싱그럽다
죽로차는 차나무과의 다년생 종자 식물로 대숲에서 대이슬을 맞고 자란 
부드러운 찻잎으로 만든 차를 말한다. 
담양은 대나무와 함께 죽로차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죽로차가 자라는 주변에는 왕대가 굵은 몸통을 자랑하며 우뚝 솟아 있다. 
왕대는 중국산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충청도 이남지역에서 재배되는데
대의 줄기가 엄청 굵은 것이 특징이다. 

감우성 주연의 영화 '알포인트'를 이곳에서 찍었다고한다.
대나무숲에서의 전투신을 찍은듯 하다.
철모는 감우성씨가 쓴 철모로 영화촬영후 담양군에 기증했다고 쓰여 있다

                      죽제품 전시관 및 휴게소 
죽마고우길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지나면 ‘대나무분재 및 생태전시관’이 보인다.
공처럼 둥그랗게 만들어진 2층 건물로 1층에는 담양군의 관광명소 사진과 
생태자료가 전시되고 있고, 대나무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2층은 분재와 야생화 등을 전시중이다.
 
대나무박물관 전경다양한 죽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으며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한국대나무박물관은 죽세공예의 전통을 이어가고 담양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대나무의 모든 것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죽제품의 보존, 전시, 체험, 판매 등을 할 수 있는 
종합 관광단지로 조성되어 연인원 50여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담양의 관광명소다 
대나무박물관의 주요시설로는 5만㎡ 부지에 대나무박물관, 무형문화재전수관, 죽종장, 
대나무테마공원 및 대나무놀이시설과 죽제품판매상가로 이루어져 있다
대나무박물관은 5개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조선시대 옛날제품에서부터 현대제품 
그리고 외국제품에 이르기까지 2,600여점이 전시되어 있고, 무형문화재전수관은 죽세공예 
기능을 보유한 3명의 무형문화재가 기능 전수를 하는 곳이자 관광객들이 직접 
죽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죽제품체험교실로도 운영하고 있다고한다 
 
박물관 입구에 걸려 있는 윤선도의 오우가 중 '죽' 시조 현판
 
            대나무로 만든 FIFA 월드컵 우승트로피 모형 
이곳에는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일죽 서한규선생의 작품과 
후계자인 서신정선생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어 
빼어난 담양의 대나무공예를 만날 수 있다. 
부채, 베개, 방석, 보석함 등이 하나의 예술품처럼 다가온다. 
 
옛 선조들이 대나무로 가공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인형
 
                     대나무로 만든 골프 퍼터 
 
               담양은 죽산지 답게 화단도 대나무로 만들었다 
 
죽순회와 대통밥 그리고 죽순된장찌게를 잘한다고 소문난 음식점 
송죽정 죽녹원은 대나무가 많은 얕은 산에 산책길을 내서 만들어져 있다. 
산책길을 한바퀴 도는데 약 1시간이 걸린다고 쓰여 있다
그리 길지 않은 거리이며 산이 얕고 길이 좋기에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다.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한컷
대숲으로 갔다. 한사코 성근 대숲으로 갔다. 안개에 벌레 소리 젖어 흐르고 
벌레 소리에 푸른 대숲이 좋아라. 싱글어 좋아라
담양의 대숲은 여름철 피서지로 더없이 좋다. 
대숲은 밖에 비해 4~7℃가량 기온이 낮아 서늘함을 준다

내집 곁에 대숲을 두고 싶다. 솨- 솨- 하는 대숲 바람소리를 듣고 싶다
대숲사이로 부는 바람소리가 참 청아하고 좋다.
대나무들 사이로 스며드는 맑은 햇살이 대숲소리와 함께 참으로도 인상적이다. 
쭉쭉 하늘높이 치솟은 대숲에는 여름향기가 그윽하게 퍼지고 
죽림욕을 하며 머리속까지 맑아진다.
2007.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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