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탐방
조선윤
안산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세월호 참사다. 아직도 그 아픔에서 헤여나오지 못하고 지역 경제가 침체되어 있다는 소식을 메스콤에서 듣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아 지역경제를 활성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동서 가을 문학기행이 10월 16일 안산으로 정해져 내심 기대가 되었다. 더구나 운영진이 안산에 둥지를 틀고 살며 좋은 곳을 알기에 알찬 여행이 될 것 같았다. 새벽에 일어나니 천둥번개가 치고 날씨가 요란하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에는 갠다고 하니 그래도 안심이 되었다. 날씨가 좋아야 여행자의 기분도 좋다. 모처럼의 여행길이 비가 오면 그날 일정에 차질도 생기고 기분도 가라앉는다. 가을비는 내복 한 벌 이란다. 기온이 뚝 떨어져 두툼하게 무장을 하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시청역 4번 출구에서 집결하여 떠나기로 예정 되어 있어 도착하니 한 분이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계신다. 언제나 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분들은 다르다.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상록수역 인근에 있는 실학의 대가 성호 기념관과 성호 공원을 둘러보았다. 실학은 17∼18세기에 나타난 근대 지향적이고 실증적인 학문으로, 당시 지배계급의 학문이던 성리학적 문화경향에 한계성을 깨달아 반동으로 일어난 학문이다. 지금으로 따지자면 재야의 대학자였던 셈이다. 이익선생은 학문을 깊이 연구하는 데에만 몰두하여 천문, 지리, 의학, 재정지방제도, 과거 제도,학제, 병제, 관제 등 현실적인 문제에 비판과 이상 및 사상을 널리 써놓은 성호사설을 비롯한 곽우록, 성호문집을 100여권이나 남겼다. 기다리고 계시던 해설사의 자세한 안내로 실학의 대가 이익선생의 생애와 그의 업적이 잘 전시 되어 있어 볼 수 있었다. 이익선생은 1763년에 83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자 조정에서는 선생이 돌아가신 후에 학덕을 높이 평가하여 이조판서에 추서하였다고 한다.
다음 코스는 최용신 기념관이다. 심훈의 상록수 소설 속 무대다. 당시 문맹률이 70%가 넘었고, 문맹퇴치가 조선이 살길이라며 샘골 강습소에서 문명 퇴치 및 농촌계몽운동을 했던 최용신의 계몽운동의 상징 소녀상이 입구 초입에 있어 우리를 맞이하는 것 같았다. 국권 상실의 암울한 시대에 농촌계몽운동으로 일생을 마친 분이다. 함경남도에서 태어난 최용신(1909~1935)은 협성 여자신학교 농촌사업과 재학 중 1931년(당시 22세) YMCA 교사로 샘골 강습소에 파견, 문맹퇴치와 농업기술 및 민족혼과 애국심을 심어주는 교육에 헌신적으로 활동하던 중 1935년 과로와 영양실조로 인한 장중첩증으로 26세의 짧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오직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헌신하신 최용신 무덤 앞에서 숙연해진다.후세에 이렇게 그의 업적을 기릴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라는 생각이다.
오이도에서 회정식으로 푸짐한 점심을 먹고 구봉도를 향해 시화방조제를 건너갔다. 시화호 물이 저토록 맑을 수 있는 것은 얼마만큼의 노고가 들어갔을까? 바람은 잔물결로 밀려와 멋진 바다 풍경을 만들었다. 곧이어 만난 구봉도의 억새와 뒤섞인 갈대숲은 탄성을 자아냈다. 바다 끝 낙조전망대로 가는 길에 묵묵히 마을을 지키는 ‘선돌 ‘할매, 할아배 바위’를 만났다. 고기잡이 간 할아버지를 오매불망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할머니. 몇 달 뒤 돌아왔지만 돌이 된 할머니가 애처로워 할아버지도 그만 돌이 되어 버렸다는 전설에서 바다에 기대 산 옛 사람들의 애환이 스며 있다. 대부 해솔 길로 들어서니 대부도에서 길쭉하게 서해안으로 뻗어있어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시화 조력 발전소와 시화방조제가 서쪽으로 영흥도와 자월도 이작도 등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몸을 돌려 섬 북쪽에는 인천공항, 인천대교와 인천시가지가 손에 잡힐 듯 들어와 낙조전망대로 길을 잡으면, 좁은 산길 양쪽으로 서해 바다가 넘실대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 특별한 경험이었다.
낙조 전망대를 향해 오르다 보니 은은한 솔 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순간 나무가 열리고 절벽 아래로 촘촘히 놓인 계단이 나타나 계단 아래는 하루 두 번 길이 열리는 ‘개미허리’로 이어진 작은 섬. 밀물 때는 물 위 다리를 통해 섬으로 들어가고 썰물 때면 바다가 만들어준 길을 따라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안산시는 이 섬 끝에 낙조 전망대를 만들었다. 수평선에 떨어지는 해를 형상한 둥근 모양 조각품이 사시사철 관광객들을 반기고 해질녘이면 아름다운 낙조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여든 사진작가들의 렌즈에 담기는 곳이라고 한다. 낙조 전망대는 만조 때면 바닥이 바닷물에 잠기게 되는데 마치 바다위에 떠있는 다리를 밟고 가는 듯 착각을 들게 한다. 낙조 전망대를 탐방하는 시간대를 반드시 만조 때 경험하면 좋을 것 같고,코스의 우측 탐방하는 코스는 간조 때가 제격 썰물이 되어야 만 코스 끝까지 가볼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낙조 전망대에서 특히 맑은 날 저녁의 낙조 시간대를 맞춰 장엄한 일몰의 순간을 볼 수 있었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아름다운 경관이었다. 산과 바다가 공존하는 대부도 해솔길 비록 짧은 코스지만 아기자기한 모습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더불어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느낌을 받은 기행이었다.
특히 '달이 만드는 무한에너지'를 상징하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75m 높이의 달 전망대는 시화호 전경과 인천 송도의 야경, 대부도와 인근 도심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과 전시관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 감성문화 공간이다. 전망대 투명 유리테크 밑으로 내려다보는 풍경이 멋있다. 아찔한 느낌까지 즐겼다. 이와 함께 서클영상관, 상설전시실, 강당 등의 전시시설과, 카페테리아, 레스토랑, 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으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과 저에너지 건축 등 친환경 건축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최초,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안산시화 조력발전소 내의 휴계 공간에 새로운 문화·관광 명소가 문을 열었다는데 새로이 문을 연 조력문화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안산시화호 조력발전소를 건설해 운영하는 대한민국의 앞선 기술력과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시화지구 개발 사업을 기념하기 위해 건설된 지하1층~지상3층, 연면적 3천911㎡의 문화집회 시설을 시간관계상 돌아보지 못하고 못내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했다. 전망대는 안산의 명물이 될 것 같다.그 바다가 그리워 언젠가 또 다시 찾으리라. 가족 나드리도 좋을 것 같다.행복한 기행을 선물하느라 노고가 많았던 운영진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드리며 안산이 세월호 참사 악몽에서 벗어나 어서 제 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