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창녕 문학캠프 우포를 가다
조선윤
요즘 메르스로 온 국민이 긴장하고 있는데 막상 떠난다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얼마나 이 행사를 추진하면서 노심초사 준비했을 임원들이 먼저 생각났다. 강행해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많은 회원들이 참여에 동참하게 되어 유쾌한 마음으로 일행은 서울 시청역 4번 출구에 집결하여 첫 번째 코스인 직지사로 향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상냥한 문화해설사가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김천 황악산에 자리 잡은 직지사는 예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이라 불리었고 울창한 소나무 숲과 깊은 계곡에 옥같이 맑은 물이 흐르는 곳에 자리하여 삼 만평이 넘는 그 거대한 규모와 주위가 참으로 아름다웠다. 이곳은 템플스테이로도 유명한데 국내 템플스테이 공식 1호 사찰이 되었고 사찰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직지라고 하는 절 이름의 유래는 그 첫 번째는 창건주 아도화상이 도리사를 창건한 이후 멀리 김천의 황악산을 가리키면서 저 산 아래도 절을 지을만한 길상지지가 있다고 한데서 절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는 설이다. 두 번째는 고려 초 능여 스님이 사찰을 중창할 때 자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자기의 손으로 땅을 재었기 때문에 이러한 사찰명이 지어졌다는 해설로 시작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이며 신라시대 창건한 후 무염대사가 머물렀던 심묘사에 부속된 절로 남종선의 가르침인 '불립문자 직지인심 견성성불'을 표방한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자장율사가 중창한 이래로 후에 천묵대사와 능여대사가 각각 중창하여 대가람이 되었으며 조선시대에는 사명대사가 출가하여 득도한 절로도 유명하다. 현재 경내에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천불이 모셔져 있는 비로전 ·약사전·극락전·응진전·명부전·사명각 등이 남아 있다는 해설을 들으며 시간에 쫓겨 다 돌아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내려오면서 직지 문화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유명 시인들의 시비에서 시를 감상 할 수 있었고 다양한 조각과 인공폭포와 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어 더위를 식혀주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청산고을에서 산채정식으로 중식을 맛있게 하고 창녕으로 향했다.
화왕산 기슭에 자리한 창녕 박물관은 송현동 고분군 거대한 봉토를 가진 무덤들이 양쪽에 자리하고 있었고 가운데 가장 큰 무덤에서 발견한 1500년이나 된 인골도 전시되어 있었고 이 무덤에는 모두 5명이 묻혀 있었는데 그 가운데 치아가 아직 덜 여문 16세 소녀도 발굴 되었는데 송현동 고분군에서 발견했다고 해서 그 소녀 이름을 '송현이'라고 지었단다.이 무덤에 묻힌 사람들은 비사벌의 지배자들로 그 권위와 권력을 상징하기 위해 거대한 무덤을 만들고 생전에 사용하던 장신구나 애용하던 도구를 묻었기에 위세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신구나 위용을 뽐내는 무기나 무구들을 보면 그때의 신라와 융합된 가야문명을 엿볼 수 있었다. 비사벌의 지배자 그 기억을 더듬으며 고분 1기를 이전 복원하여 내부 구조를 볼 수 있었고 박물관 중앙 홀에는 삼국시대 대형고분의 축조과정을 전시해 놓아서 시대적 가치를 볼 수 있었다.숙소인 레이크힐스 리조트에 도착하니 입구에 동서 현수막이 먼저 반겨준다. 방 218호로 배정을 받고 여장을 풀고 우포의 편지 저자 늪이 된 사진작가 정봉채의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란 주제로 특강과 그의 작품인 사진을 슬라이드로 감상하고 네가 나를 보는 한 나 또한 너를 보고 있을 것이다.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비로소 이름을 가진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란 열강이 감명 깊었고 그의 작품 사진은 그의 인생이었다. 제11집 동서문학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 심혈을 기울여만든 동인지라서 더욱 소중하고 값지다.
창녕의 아침을 깨워 아침 산책을 하고 서둘러 짐을 꾸려 일행은 차로 이동 그리도 가보고 싶었던 우리나라 최대 규모인 우포늪을 찾았다. 새벽 물안개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속에 기다리고 있던 김군자 해설사의 자연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마음이 끌렸다. 낙동강 지류인 토평천의 유역에 있는 이 호수는 낙동강의 배후습지로 형성되었는데 이 못들은 수심이 그리 깊지 않고 저수지 전체에 수초가 많이 자라고 있어 철새와 고기들이 서식하기에 알맞다. 한때 백조도래지로 이름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나, 습지의 축소남획 등으로 철새가 줄어들어 지정이 해제되었다. 이곳에는 논병아리ㆍ백로ㆍ왜가리ㆍ고니 등의 조류를 비롯하여 습지식물인 가시연꽃, 창포, 마름 등 총 342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1997년 7월에 생태ㆍ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 고시되고, 1998년 3월에 습지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인 람사르 협약에 대암산용늪에 이어 두 번째로 등록되었으며, 1999년 8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고, 생태교육을 위해 우포생태교육원이 운영되면서 습지가 관리되고 있다. 입구에서 넓은 늪을 바라보면서 다 돌아볼 수 없는 아쉬움이 컸지만 우포늪 생태관에서 노영호 님의 위트가 넘치는 자세한 영상과 해설을 들으니 성씨 고택 방문 마지막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성리 성씨 고택은 그때의 부를 상징하듯 어마어마한 규모와 한옥의 역사가 있는 드넓은 논사이로 넓은 주차장과 양파시배지비를 볼 수 있다. 요즘 고가를 탐방한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 성씨 고가를 들어섰을 때 느낌은 으리으리한 대감 집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아름답게 가꾸어진 연못과 정원이 있었고 문과 문사이를 통과해 한옥이 여기저기 숨어 있었다.1850년경 이 마을에 맨 처음 들어와 터를 잡은 사람은 성규호 선생으로 고가의 정중앙부 아석헌이란 당호가 걸려있는 본채가 성규호 선생이 거처하셨던 곳으로 그후 손자 대에서 네 가구로 분가하여 현재의 가옥구조로 배치된 것으로 한옥은 볼수록 아름답다. 성부자 집으로 통하는 성씨 전통가옥은 성재경선생의 생가도 포함되어 성낙안 선생의 아들로 재경선생에 이르러 양파의 좋은 씨앗을 골라 받아 대중화에 성공, 오늘날의 창녕 양파가 지역특산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창녕 양파는 붉은 색상을 많이 띠고 껍질이 얇고 크며 당도가 높아 인기가 높다. 한말이나 일제강점기 때의 건축물이니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생활해야 하는 실용성을 고려해볼 때 경근당은 조선후기에서 현대로 전이되는 과정의 매우 특징적인 건축양식이라 할 수 있고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355호로 지정되어 있다. 창녕이라는 지역향토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로 종형 성석운과 함께1920년 근대교육기관인 지양강습소를 열어 후학을 가르쳤던 분이다. 알찬 일정으로 동서문학상 1회 수상자인 식당에서 점심을 하고 선물도 챙겨주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임원진께 감사를 드리며 후기를 마친다. 마지막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는 동서식품에 감사드린다.
우포에 가면
예당 조선윤
물안개 그리워 찾아 천 리길 왔다
자연이 숨 쉬는 생태계의 보고
철새들 가슴엔 무엇을 품었을까
한낮 숨소리 헉헉대며
플랑크톤 수초가 늪을 채우고
백로 우아하게 낚시 즐긴다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듯
유월의 태양은 뜨겁기만 한데
미처 보지 못하는 사유가
저 속에 분명 있을거야
넓은 늪지엔 비밀이 숨 쉬고
바다처럼 평화로워 보이지만
나름의 삶의 경쟁 있겠지
어디서 들려오는 꾀꼬리 소리
정적을 깨우는데
오랜 세월 기다리며
독특한 생태계를 간직한
우포에 가면 그가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시시각각 변하는 사계를
긴 시간을 기다려
자연의 신비를 찍는 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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