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堂의 산문

행복은 길위에 깔리고

예당 조선윤 2016. 6. 12. 20:55

                  행복은 길위에 깔리고
                                                                     조선윤


  2013년 처음 개장했을 때 순천만 정원박람회를 찾았을 때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었다. 온종일 땀을 흘리며 걸어서 관람을 했지만 34만평 그 넓은 정원을 다 돈다는 것은 무리였다. 먼 길 달려갔지만 일부만 겨우 보고 돌아오는 길이 왠지 허전하고 씁쓸한 기분이었는데 이번 제12집 출판기념회 겸 동서문학 캠프를 그곳으로 추진했기에 다시 가게되어 내심 기뻤다. 명칭도 2015년에 제1호 국가정원으로 바뀌고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어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를 활용해서 처음으로 정원 문화 시대를 열었다. 넓은 정원엔  많은 나무와 꽃이 빚어내는 풍경에 탄성이 절러 터진다.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된 정원을 돌며 유월의 태양은 갈열했지만 아름다운 정취를 만끽했다. 문화해설사의 말에 의하면 해마다 300만명 가까운 관광객이 찾는다는데 그동안 잘 정돈 되고 나무도 많이 자라서 처음으로 정원문화시대를 연 순천만 국가정원의 가치와 역할이 앞으로 더욱 더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순천이 한국 정원문화의 출발지로써 자연 생태환경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관람차를 타고 한 바퀴를 도니 각 나라의 정원을 두루 돌아볼 수 있었다. 자세한 안내방송이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동문으로 들어왔기에 꿈의 다리를 건너야만 서문 쪽으로 갈 수 있다. 꿈의다리는 동쪽과 서쪽의 연결 통로다. 내부에는 수많은 나라 아이들의 소망이 담겨있는 모자이크 타일로 꾸며져 있다. 바라는 꿈들이 다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엄청난 꿈의 공간 세계 16개국 어린이들이 꿈을 그린 작은 타일들은 아기자기한 꿈의 궁전 같다. 바라는 꿈이 실현되길 기원하며 이곳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저절로 두 손이 모아진다. 그곳을 지나 스카이큐브를 타고 순천만 일대를 돌았다. 일행은 편도를 택한 것이 잘한 것 같다. 내려서 무진기행 작가 김승옥 문학관과 정채봉 문학관을 관람할 수 있었고 연로하신 김승옥 작가님이 나오셔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병중이라서 말씀은 못하지만 웃는 모습에서 천진스런 인자함을 읽을 수 있었다. 15분쯤 걸으니 갈대숲지가 나온다. 푸른빛이 도는 갈대숲은 한낮이 지나니 시원한 바람도 불어와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걸었다.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도 찍으며 동서문학의 일탈은 짜릿했다.



 오후 6시쯤 광양의 포스코 백운프라자 숙소에 도착, 여장을 풀고 1층 강단에서 문화관광 디자인 박사 조주현 교수의 특강을 듣고 뜻있는 제12집 동서문학 출판기념식을 가졌다. 글을 사랑하는 문우들의 그동안 갈고닦아 퇴고한 글을 몇 번의 교정을 거쳐 책으로 묶은 소중한 보물인 것이다. 여름나기 주제로 동서문학회 문학캠프 작품 공모전에서 대상은 송방순 문우가 차지했다. 축하 드리며 차상이라도 받게되어 다소나마 위안이 되었다.안심스테이크로 맛있는 석식을 하고 오늘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들어가 내일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휴식으로 들어갔다. 일찍 일어나 맑은 공기 마시며 주변 산책을 하고 아침 시간을 즐겼다. 일행은 조식을 간단하게 먹고 화개장터로 향했다. 몇 년 전에 화재가 났었는데 말끔히 정비가 되어 있었고 상가를 돌아보고 모두들 필요한 물건을 구입했다. 사주는 것이 다소 짐스럽지만 농촌 경제도 살리고 이곳의 발전을 도모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순천드라마 촬영장 일정을 바꾸어서 박경리 토지 문학관으로 향했다. 여러 번 왔지만 올 때마다 새롭다. 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 드라마의 배경지이기도 하다. 2008년 작고하신 박경리 선생의 유품을 전시한 문학관도 문을 열었다. 평사리 최참판댁 인근에 옛 전통농업문화전시관 터로 기와 한식목구조로 지어졌다. 평소 사용하거나 아끼던 유물과 각 출판사가 발행한 소설 '토지' 전질, 초상화, 영상물, 소설 속 인물지도 등을 체계적으로 전시했다. 딸인 김영주 이사장과 사위 김지하 시인이 무상 제공한 것이라고 한다. 최참판댁 등과 함께 박경리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상할 것으로 확신한다. 앞서 지난 가을에는 박경리 선생의 동상도 세웠다. 이승의 여자의 인생은 슬펐지만 문학의 길에서 높이 서신 분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기행을 추진하느라 노심초사 준비했을 임원진님들께 고마운 마음이다. 1박 2일의 여정으로 출판기념회도 하고 순천만 일대를 두루 돌아보며 감회에 젖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아직도 바람에 흔들리는 푸른 갈대 소리가 귓전을 맴돈다. 함께라서 더 행복했던 기행이었다.어떠한 기행을 추진하려면 주최 측의 치밀한 기획과 프로그램으로 소화하려면 차질도 생기지만 모두가 흡족한 가운데 일정을 잘 마무리하고 귀가하게 되어 감사하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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